[태그:] 사기

  • “사기범이 보낸 돈, 받아서 쓰면 내 돈 된다?”

    사건 정보

    • 법원: 대법원
    • 선고일: 2025. 7. 16.
    • 사건번호: 2022다277188
    • 사건유형: 부당이득반환청구
    • 관련 쟁점:
      • 사기로 편취된 돈이 채무변제 명목으로 제3자에게 지급된 경우,
        그 제3자에게도 반환의무가 생기는지 여부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핵심은 단순하다.

    “사기당한 돈이 다른 사람 계좌로 갔다면,
    그 사람은 무조건 돌려줘야 할까?”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 사기범이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돈을
    • 자신의 채권자에게 ‘빚 갚는 돈’으로 사용했다면
    • 그 채권자는 부당이득 반환의무를 지는가가 문제였다.

    사건의 흐름

    원고는
    제3자에게 속아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주식을 매수하기로 하고,
    주식 매수대금 명목으로 1억 5,000만 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돈의 도착지였다.

    • 돈은 사기범이 아닌 피고 명의 계좌로 입금되었다.
    • 이후 피고는 그중 1억 원을 다시 사기범이 지정한 다른 계좌로 송금했다.
    • 나머지 5,000만 원
      피고가 주장하기로는 “사기범에게 미술작품을 판매한 대금”이라는 것이었다.

    피해자는 결국 이렇게 주장했다.

    “나는 사기를 당했다.
    돈을 받은 사람인 피고가 전부 돌려줘야 한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돈의 ‘흐름’과 ‘성격’을 나눠서 판단했다.


    ① 다시 송금된 1억 원 부분

    “형식상 계좌를 거쳤을 뿐,
    피고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귀속됐다고 보기 어렵다.”

    • 피고는 단순 전달자에 가까웠고
    • 실질적으로 이익을 얻지 않았으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는다.


    ② 미술작품 대금으로 주장된 5,000만 원 부분

    여기가 핵심이다.

    대법원은 이렇게 보았다.

    “사기범이 편취한 돈으로
    자신의 채무를 갚았을 가능성이 있다면,
    그 돈은 ‘채무변제’라는 법률상 원인을 가질 수 있다.”

    다만 조건이 있다.

    • 채권자(피고)가
      • 그 돈이 사기로 편취된 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 중대한 과실로 몰랐다면 → 반환의무 O
    • 반대로
      • 악의나 중과실이 없다면 → 반환의무 X

    그런데 원심은
    이 중요한 부분을 제대로 심리하지 않았다.

    • 정말 미술작품 매매가 있었는지
    • 매매대금이 얼마였는지
    • 편취금 중 얼마가 채무변제로 사용됐는지
    • 피고가 사기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이걸 따지지 않고 곧바로 반환의무를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판단이다.


    이 판례가 보여주는 기준

    사기 피해금이 제3자에게 갔다고 해서
    무조건 돌려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정리하면,

    • 실질적 이익 귀속 여부가 핵심
    • 채무변제로 받은 돈이라면 ‘법률상 원인’이 존재할 수 있음
    • 다만
      • 그 돈이 사기금임을 알았거나
      • 조금만 주의했어도 알 수 있었다면
        → 반환해야 한다
    • ‘계좌에 찍혔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이 생기지는 않는다

    사기로 편취된 돈이라도
    선의의 채권자가 빚 갚는 돈으로 받은 경우라면
    반드시 돌려줘야 하는 건 아니다.


    ※ 본 글은 공개된 판결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정리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적 조언이나 대응 전략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 ❝ 보이스피싱에 속아 대출까지 됐다면… 그 빚은 누가 책임질까? ❞


    사건 정보

    • 법원: 대법원
    • 선고일: 2025. 8. 14.
    • 사건번호: 2024다236754
    • 쟁점: 보이스피싱으로 진행된 비대면 대출에서 은행의 본인확인절차가 적절했다면 대출계약이 유효한지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핵심은 “피싱 피해가 있었어도 계약은 살아남는가”였다.

    보이스피싱 범인이
    피해자 명의로 전자문서를 작성·송신해 대출을 실행한 상황에서,

    • 은행이 해당 전자문서를 본인의 의사표시로 믿어도 되는지,
    • 그 믿음에 법적으로 보호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가 문제였다.

    즉,

    • 피해자가 실제로 대출을 원하지 않았다는 사정
    • 은행이 대출 과정에서 거친 본인확인절차의 수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가 갈림길이었다.

    사건 개요

    원고는 자신의 딸을 사칭한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의 연락을 받고,
    그 요청에 따라
    운전면허증 사진과 기존 은행 계좌번호·비밀번호를 제공했다.

    또한 상대방이 보낸 링크를 통해
    휴대전화에 원격제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

    그 결과 범인은
    원고 명의로 공동인증서를 발급받고,
    비대면 방식으로 은행 계좌를 개설한 뒤
    약 9,000만 원의 신용대출을 실행했다.


    원고의 주장

    원고의 주장은 분명했다.

    • 이 대출은 자신의 의사에 따른 것이 아니고
    • 보이스피싱 범인이 임의로 진행한 것이므로
    • 대출계약은 무효이며, 은행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즉, 전자문서에 담긴 의사표시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취지였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의 판단은 다음 기준에 따라 이루어졌다.

    판단 기준은 ‘피해 발생’이 아니라 ‘확인 절차’
    법원은 전자문서법의 취지가
    전자문서의 외관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는 데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핵심은
    은행이 해당 전자문서가 본인의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라고 판단했다.

    본인확인절차는 ‘복합적으로’ 평가한다
    은행은

    • 운전면허증 사진 제출 및 진위확인
    • 기존 계좌 인증
    • 휴대전화 본인인증
    • 공동인증서 인증
    • 신용정보 조회
      여러 인증수단을 단계적으로 거쳤다.

    법원은 이러한 절차가
    당시 기술 수준과 관련 법령에 부합하는
    적정한 본인확인조치라고 보았다.

    사전에 찍은 신분증 사진도 결정적 흠은 아니다
    비대면 거래 특성상
    실명확인증표를 즉시 촬영한 파일이 아니라
    사전에 촬영된 사진 파일을 제출받았다는 사정만으로
    본인확인절차가 부적절해졌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은행의 신뢰는 보호된다
    결국 은행으로서는
    전자문서가 원고 또는 그 대리인의 의사에 기해 송신되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대출신청 전자문서에 포함된 의사표시는
    원고의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판례가 정리해 준 기준

    이 판결을 통해 정리된 기준은 다음과 같다.

    • 피싱 사안에서도 판단 기준은 은행의 사전 확인 수준이다
    • 피해자의 실제 의사와 달라도 전자문서의 외관은 보호될 수 있다
    • 비대면 거래에서는 복수 인증수단을 종합해 평가한다
    • 신분증 사진 제출 방식만으로 책임이 갈리지는 않는다
    • 은행이 합리적 절차를 거쳤다면 계약은 유효로 본다

    보이스피싱 피해가 있었더라도, 은행이 적정한 본인확인절차를 거쳤다면 대출계약은 유효할 수 있다.


    ※ 본 글은 공개된 판결 내용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정리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나 대응 방법을 제공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