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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락장인데도 사람들은 종목을 찾는다

    하락장인데도 사람들은 종목을 찾는다

    시장이 무너지고 있을 때다.

    대부분의 종목이 떨어지고 있다.

    뉴스도 좋지 않다.

    수급도 좋지 않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비슷한 질문이 나온다.

    “지금 살 만한 종목 없나요?”

    “하락장에도 올라갈 종목을 주세요.”

    “지금 올라가는 종목이 이렇게 많은데 왜 못 찾나요?”

    처음에는 당연한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투자를 하려고 왔으니 종목을 찾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장이 좋지 않은데도

    사람들은 왜 꼭 무언가를 사야 한다고 생각할까.

    현금을 들고 있는 것도 방법이다.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런 방법을 방법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가만히 있으면 손해 보는 것 같다고 느낀다.

    그래서 종목을 찾는다.

    어떻게든 매수할 이유를 찾는다.

    어떻게든 시장에 들어갈 이유를 찾는다.

    사실 하락장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코스피에서

    상승 종목이 50개,

    하락 종목이 850개인 날도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850개를 보지 않는다.

    50개만 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저 종목을 찾으면 되는 거 아닌가?”

    문제는 그 다음이다.

    5%를 먹으려 들어갔다가

    -20%를 맞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주식에 100%는 없다.

    결국 확률 게임에 가깝다.

    타율이 51%만 되어도 장기적으로는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렇다면 고민해야 하는 것은 종목이 아니라 환경이다.

    수익 확률이 60% 이상인 시장에서 들어갈 것인가.

    수익 확률이 50% 이하로 떨어진 시장에서 들어갈 것인가.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은 그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

    사실 사람들은 종목을 찾는 것이 아니다.

    불안을 없앨 방법을 찾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시장 전체가 하락하는데도

    “그래도 오르는 종목은 있겠죠?”

    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맞는 말이다.

    분명 있다.

    언제나 예외는 존재한다.

    문제는 그 종목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시장이 좋지 않을수록 실패 확률은 높아진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사실보다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더 견디기 힘들어한다.

    생각해 보면 이것도 이상한 일이다.

    상승장에서는 아무 종목이나 사도 돈을 버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좋은 종목도 같이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시장이 아닌 종목을 찾는다.

    환경보다 예외를 찾는다.

    확률보다 희망을 찾는다.

    그래서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수익이 아닐지도 모른다.

    행동일지도 모른다.

    매수 버튼을 누르고,

    차트를 보고,

    계좌를 확인하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

    그것이 주는 안도감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그래서 움직인다.

    움직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금 안심한다.

    하지만 시장은 그런 감정을 신경 쓰지 않는다.

    좋지 않은 시장은 그대로 좋지 않은 시장일 뿐이다.

    예전에는 나도 시장이 쉬는 구간을 좋아하지 않았다.

    항상 무언가 해야 할 것 같았다.

    항상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시장이 좋을 때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이 좋지 않을 때 쉬는 것도 중요하다.

    아니 어쩌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돈은 언제든 다시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잃어버린 원금을 회복하는 데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하락장을 겪을 때마다 느낀다.

    사람들은 종목을 찾고 있었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종목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였는지도 모른다.

  • 왜 사람들은 현금을 들고 있는 걸 불안해할까

    왜 사람들은 현금을 들고 있는 걸 불안해할까

    투자 업계에서 일을 하다 보면 가끔 이상한 장면을 보게 된다.

    통장에 돈이 있는데 불안해하는 사람들이다.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돈이 없어서 불안한 건 이해할 수 있다.

    생활비가 부족하면 불안하다.

    대출이 많아도 불안하다.

    그런데 통장에 돈이 있는데도 불안해한다.

    심지어 몇 년 동안 모은 돈이 그대로 있는데도 불안해한다.

    그 불안의 이유는 대부분 비슷했다.

    “이 돈을 그냥 두고 있어도 되는 걸까?”

    “지금 투자해야 하는 거 아닐까?”

    “남들은 다 돈 버는 것 같은데 나만 가만히 있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다.

    돈이 생겼는데 안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조급해진다.

    예전에는 그 이유를 몰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알게 됐다.

    사람들은 돈이 없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만큼

    기회를 놓치는 것도 두려워한다.

    어쩌면 더 두려워하는지도 모른다.

    주식이 오르는 뉴스가 나온다.

    코인이 급등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때 사람들은 통장 잔고를 보게 된다.

    그리고 갑자기 현금이 불편해진다.

    며칠 전까지는 든든했던 돈인데

    갑자기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돈처럼 보인다.

    그래서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된다.

    원래 계획에 없던 투자를 시작한다.

    충분히 알아보지 않은 상품에 들어간다.

    급등한 종목을 뒤늦게 따라간다.

    이유는 알 것 같으면서도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겠다.

    우리나라 특유의 비교 문화 때문일까.

    남들보다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심리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이 돈을 벌고 있다는 소식에 생기는 질투심 때문일까.

    정답은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사람들은 돈을 벌고 싶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불안을 없애고 싶어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해야 할 때인지,

    하지 말아야 할 때인지,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움직인다.

    가만히 있는 것이 불안해서 움직인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반대로 행동하기도 한다.

    주식 계좌가 -20%가 되어도 버틴다.

    -30%가 되어도 버틴다.

    그런데 현금은 못 버틴다.

    손실은 버티면서 현금은 못 버틴다.

    생각해 보면 꽤 이상한 일이다.

    현금을 들고 있는 시간은 지루하다.

    그리고 지루함은 생각보다 사람을 힘들게 만든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예전에는 현금이 아까운 돈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다르게 생각한다.

    현금은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다.

    선택할 수 있는 여유다.

    갑자기 기회가 왔을 때 움직일 수 있는 힘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게 해주는 안전장치다.

    물론 돈은 투자해야 한다.

    돈이 계속 통장에만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사람들은 가끔

    돈이 있어서 불안한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자신이 불안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 역시 그랬던 적이 있다.

    통장에 돈이 있으면 든든할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돈이 생기니

    이번에는 그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사람들은 돈이 부족해서 불안한 것이 아니라

    불안을 없애기 위해 돈을 움직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적금을 좋게 본다.

    수익률 때문이 아니다.

    돈을 묶어 두고,

    쉽게 꺼내 쓰지 못하게 하고,

    굳이 매일 확인하지 않게 만든다.

    그 과정에서 사람은 돈이 모이는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정감을 배우게 된다.

    어쩌면 투자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더 좋은 종목이 아니라

    가만히 있어도 불안하지 않은 마음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