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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들은 투자를 ‘그냥’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투자를 ‘그냥’ 하고 있었다

    투자 업계에서 일을 하다 보면 가끔 이상한 대화를 하게 된다.

    “왜 이 종목 사셨어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명확하게 답하지 못한다.

    친구가 좋다고 해서.

    유튜브에서 봐서.

    뉴스에 나와서.

    요즘 많이 오른다고 해서.

    오를 것 같아서.

    이유는 다양하다.

    그런데 자세히 들어보면 공통점이 있다.

    매수 이유는 있었지만 판단 기준은 없었다.

    그래서 반대로 물어보면 더 재미있다.

    “언제 파실 건데요?”

    이 질문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답을 하지 못한다.

    목표 수익률도 없다.

    손절 기준도 없다.

    보유 기간도 없다.

    그런데 돈은 들어가 있다.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다.

    자동차를 살 때도 비교한다.

    휴대폰을 살 때도 후기부터 찾아본다.

    심지어 몇 만 원짜리 물건을 살 때도 고민한다.

    그런데 몇 백만 원,

    몇 천만 원,

    어떤 사람은 억 단위의 돈을 넣으면서도

    생각보다 단순하게 결정한다.

    그냥 산다.

    주가가 오르면 그냥 들고 있다.

    주가가 떨어지면 그냥 물타기를 한다.

    더 떨어지면 그냥 기다린다.

    그러다가 다시 오르면 그냥 안도한다.

    생각해 보면 투자라기보다

    흐름에 끌려다니는 것에 가깝다.

    생각해 보면 이런 경우도 많다.

    유튜브에서 어떤 종목 분석 영상을 본다.

    증권사 리포트를 읽는다.

    목표가가 나온다.

    20만 원.

    30만 원.

    50만 원.

    그러면 사람들은 그 숫자를 기억한다.

    그리고 기다린다.

    그냥 기다린다.

    목표가까지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반대 상황은 잘 생각하지 않는다.

    목표가에 도달하지 못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시장이 바뀌면 어떻게 할 것인지.

    실적이 예상과 다르게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인지.

    그 종목을 산 이유가 사라지면 어떻게 할 것인지.

    이런 질문은 하지 않는다.

    올라가는 경우는 생각하지만, 안 올라가는 경우는 생각하지 않는다.

    목표가는 계획이 아니라 기대가 된다.

    그리고 기대는 어느 순간 확신으로 바뀐다.

    그래서 주가가 떨어져도 버틴다.

    그래서 물타기를 한다.

    그래서 손절을 못 한다.

    애초에 스스로 정한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기준을 세우는 일은 생각보다 귀찮다.

    어디서 살 것인지.

    어디서 팔 것인지.

    얼마나 기다릴 것인지.

    어느 정도 손실이면 인정할 것인지.

    전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 져야 한다.

    사람들은 그 과정을 생각보다 싫어한다.

    어쩌면 기준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기준을 세우기 싫은 것인지도 모른다.

    기준을 세우는 순간 책임이 생긴다.

    반대로 남의 말을 따르면 책임도 남에게 넘길 수 있다.

    그래서 유튜브를 본다.

    그래서 전문가를 찾는다.

    그래서 리딩방에 들어간다.

    그래서 증권사 목표가를 믿는다.

    누군가 대신 결정해 주길 바란다.

    그렇게 종목을 산다.

    그리고 결과가 좋으면 내 선택이 된다.

    하지만 결과가 나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유튜버가 좋다고 했다.”

    “증권사 목표가가 30만 원이었다.”

    “전문가가 간다고 했다.”

    “리딩방에서 추천한 종목이었다.”

    그 순간부터 책임은 밖으로 향한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매수 버튼을 누른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이었다.

    유튜버도,

    증권사도,

    전문가도,

    내 계좌를 대신 책임져 주지는 않는다.

    물론 누구나 처음에는 그럴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투자를 오래 했다는 사람들 중에도

    의외로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경우가 많다.

    수익이 나면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손실이 나면 운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처음부터 기준이 없었던 경우도 많다.

    그래서 손절도 어렵다.

    그래서 익절도 어렵다.

    그래서 물타기도 한다.

    그래서 고점에서도 팔지 못한다.

    왜냐하면 판단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기준이 없으면 결국 감정이 기준이 된다.

    주가가 오르면 욕심이 기준이 된다.

    주가가 떨어지면 공포가 기준이 된다.

    뉴스가 좋으면 희망이 기준이 된다.

    뉴스가 나쁘면 불안이 기준이 된다.

    그렇게 되면 투자 판단이 아니라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그래서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투자라고 부를 만한 계획이 있었던 적이 없는 것은 아닐까.

    어떤 종목을 살지보다

    왜 샀는지,

    언제 팔 것인지,

    어디까지 기다릴 것인지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그 부분을 건너뛴다.

    그리고 나중에 물어본다.

    “지금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쩌면 그 질문은

    주가가 떨어진 뒤가 아니라

    종목을 사기 전에 먼저 했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사람들은 종목을 산 것이 아니라

    오를 것 같다는 기분을 샀고, 실패했을 때 책임져 줄 사람을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 사람들은 잃은 돈보다 놓친 돈에 괴로워했다

    사람들은 잃은 돈보다 놓친 돈에 괴로워했다

    에코프로가 한창 올라가던 시기가 있었다.

    주변에서 에코프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주가는 계속 올랐다.

    몇십 퍼센트는 기본이었다.

    원금의 몇 배가 된 사람도 있었다.

    수익 인증이 쏟아졌다.

    계좌가 하루 만에 수천만 원씩 움직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시절을 떠올리면 한 가지 신기한 점이 있다.

    생각보다 제대로 매도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150만 원까지 올라갔을 때 사람들은 행복해 보였다.

    1억 원이 3억 원이 되고,

    3억 원이 5억 원이 되고,

    어떤 사람은 10억 원 가까운 평가금액을 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후 주가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10억이 7억이 되고,

    7억이 5억이 되고,

    5억이 3억이 됐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여전히 수익인데

    사람들은 손실을 이야기했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이상하다.

    원금은 1억 원이었다.

    지금 계좌는 3억 원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성공한 투자다.

    그런데 사람들의 표정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큰 손실을 본 사람처럼 괴로워했다.

    왜 그럴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알게 됐다.

    사람들은 실제로 잃은 돈보다

    놓친 돈에 더 괴로워한다.

    생각해 보면 이런 일은 투자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비트코인이 오를 때마다

    “그때 살걸”

    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삼성전자가 오를 때도 마찬가지다.

    하이닉스가 신고가를 갱신할 때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수익을 내고 나온 사람도 괴로워한다.

    20% 수익을 보고 매도했다.

    분명 잘한 투자였다.

    원래 계획대로 수익을 실현했고,

    실제로 돈도 벌었다.

    그런데 이후 주가가 50%, 100% 더 올라간다.

    그러면 사람들은 수익을 본 것이 아니라

    손실을 본 것처럼 이야기한다.

    “조금만 더 들고 있을걸.”

    “왜 그때 팔았지?”

    냉정하게 생각하면 이상한 일이다.

    실제로 돈을 잃은 적은 없다.

    오히려 돈을 벌었다.

    그런데도 사람은 괴롭다.

    왜일까.

    사람들은 현재 가진 돈보다

    가질 수 있었던 돈을 더 크게 보기 때문이다.

    1억이 3억이 된 사람은 행복할 수 있다.

    하지만

    1억이 10억까지 갔다가 3억이 된 사람은 다르다.

    머릿속에는 현재 계좌가 아니라 최고점이 남아 있다.

    계좌에는 3억이 있지만

    마음속에는 10억이 있다.

    그래서 7억을 잃었다고 느낀다.

    실제로는 번 돈인데도 말이다.

    투자도 비슷하다.

    수익이 났는지,

    손실이 났는지보다

    최고점 대비 얼마나 줄었는지가 더 중요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부터 사람은 돈이 아니라 감정을 보기 시작한다.

    그래서 매도를 못한다.

    조금만 더 오를 것 같아서 기다린다.

    다시 최고점을 갈 것 같아서 버틴다.

    결국 수익을 지키기 위한 투자가 아니라

    사라진 수익을 되찾기 위한 투자가 된다.

    어쩌면 사람들은 손실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후회를 싫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때 살걸.”

    “그때 팔걸.”

    “그때 조금만 더 기다릴걸.”

    투자 이야기를 듣다 보면 결국 비슷한 말로 돌아온다.

    그래서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사람들이 괴로워했던 것은

    잃은 돈이 아니라

    한 번이라도 내 것이 될 수 있다고 믿었던 돈이었는지도 모른다.

  • 사람들은 종목보다 자극을 찾고 있었다

    사람들은 종목보다 자극을 찾고 있었다

    투자 업계에서 일을 하다 보면 비슷한 광고 문구를 자주 보게 된다.

    “상한가 달성!”

    “50% 수익 실현!”

    “긴급 추천주 공개!”

    “VIP 종목 문자 발송!”

    신기한 건 이런 문구가 생각보다 강력하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안정적인 투자 이야기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문구는 기억한다.

    오히려 더 관심을 가진다.

    예전에는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돈을 벌려고 투자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꾸준히 돈을 버는 방법에 관심이 많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사람들은 종목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극을 찾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로또는 이해가 된다.

    당첨 확률이 낮다는 것을 모두 알고 산다.

    어차피 기대감에 돈을 내는 상품이다.

    그런데 주식은 조금 다르다.

    주식은 원래 막연한 기대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다.

    수익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많다.

    천천히 자산을 늘리는 방법도 있고,

    꾸준히 현금 흐름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방법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거의 확정 수익처럼 느껴질 정도로 오랫동안 반복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지루하기 때문이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하루 만에 20%,

    일주일 만에 50%,

    몇 달 만에 몇 배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다르다.

    눈길이 간다.

    가슴이 뛴다.

    이번에는 나도 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다.

    투자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돈을 버는 방법보다

    돈을 크게 벌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에 더 끌린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많은 사람들은 빠른 수익만 생각한다.

    하지만

    빠른 수익이 가능하다는 말은 반대로 빠른 손실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20%를 빨리 벌 수 있다는 것은

    20%를 빨리 잃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50% 수익이 가능하다는 것은

    50% 손실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수익은 크게 보고

    위험은 작게 본다.

    그래서 자극적인 문구에 끌린다.

    그래서 급등주를 찾는다.

    그래서 매일 새로운 종목을 찾는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를 것 같다”는 말에 흔들린다.

    생각해 보면 이것도 인간의 본능인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안정감보다 흥분을 기억한다.

    꾸준함보다 극적인 이야기를 좋아한다.

    조용히 모이는 돈보다

    한 번에 크게 벌었다는 이야기에 더 관심을 가진다.

    그래서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사람들이 찾고 있던 것은 종목이 아니었다.

    수익도 아니었다.

    평범한 일상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자극과 기대감이었는지도 모른다.

    상한가 문자.

    급등주 뉴스.

    비상장주식.

    코인 대박 이야기.

    모두 같은 감정을 건드린다.

    “어쩌면 나도?”

    하지만 자극은 오래가지 않는다.

    문자는 사라진다.

    뉴스는 지나간다.

    흥분도 식는다.

    마지막에 남는 것은 결국 계좌다.

    그래서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손실이 아니라

    자극에 익숙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하락장인데도 사람들은 종목을 찾는다

    하락장인데도 사람들은 종목을 찾는다

    시장이 무너지고 있을 때다.

    대부분의 종목이 떨어지고 있다.

    뉴스도 좋지 않다.

    수급도 좋지 않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비슷한 질문이 나온다.

    “지금 살 만한 종목 없나요?”

    “하락장에도 올라갈 종목을 주세요.”

    “지금 올라가는 종목이 이렇게 많은데 왜 못 찾나요?”

    처음에는 당연한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투자를 하려고 왔으니 종목을 찾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장이 좋지 않은데도

    사람들은 왜 꼭 무언가를 사야 한다고 생각할까.

    현금을 들고 있는 것도 방법이다.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런 방법을 방법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가만히 있으면 손해 보는 것 같다고 느낀다.

    그래서 종목을 찾는다.

    어떻게든 매수할 이유를 찾는다.

    어떻게든 시장에 들어갈 이유를 찾는다.

    사실 하락장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코스피에서

    상승 종목이 50개,

    하락 종목이 850개인 날도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850개를 보지 않는다.

    50개만 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저 종목을 찾으면 되는 거 아닌가?”

    문제는 그 다음이다.

    5%를 먹으려 들어갔다가

    -20%를 맞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주식에 100%는 없다.

    결국 확률 게임에 가깝다.

    타율이 51%만 되어도 장기적으로는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렇다면 고민해야 하는 것은 종목이 아니라 환경이다.

    수익 확률이 60% 이상인 시장에서 들어갈 것인가.

    수익 확률이 50% 이하로 떨어진 시장에서 들어갈 것인가.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은 그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

    사실 사람들은 종목을 찾는 것이 아니다.

    불안을 없앨 방법을 찾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시장 전체가 하락하는데도

    “그래도 오르는 종목은 있겠죠?”

    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맞는 말이다.

    분명 있다.

    언제나 예외는 존재한다.

    문제는 그 종목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시장이 좋지 않을수록 실패 확률은 높아진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사실보다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더 견디기 힘들어한다.

    생각해 보면 이것도 이상한 일이다.

    상승장에서는 아무 종목이나 사도 돈을 버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좋은 종목도 같이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시장이 아닌 종목을 찾는다.

    환경보다 예외를 찾는다.

    확률보다 희망을 찾는다.

    그래서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수익이 아닐지도 모른다.

    행동일지도 모른다.

    매수 버튼을 누르고,

    차트를 보고,

    계좌를 확인하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

    그것이 주는 안도감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그래서 움직인다.

    움직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금 안심한다.

    하지만 시장은 그런 감정을 신경 쓰지 않는다.

    좋지 않은 시장은 그대로 좋지 않은 시장일 뿐이다.

    예전에는 나도 시장이 쉬는 구간을 좋아하지 않았다.

    항상 무언가 해야 할 것 같았다.

    항상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시장이 좋을 때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이 좋지 않을 때 쉬는 것도 중요하다.

    아니 어쩌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돈은 언제든 다시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잃어버린 원금을 회복하는 데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하락장을 겪을 때마다 느낀다.

    사람들은 종목을 찾고 있었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종목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였는지도 모른다.

  • 왜 사람들은 현금을 들고 있는 걸 불안해할까

    왜 사람들은 현금을 들고 있는 걸 불안해할까

    투자 업계에서 일을 하다 보면 가끔 이상한 장면을 보게 된다.

    통장에 돈이 있는데 불안해하는 사람들이다.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돈이 없어서 불안한 건 이해할 수 있다.

    생활비가 부족하면 불안하다.

    대출이 많아도 불안하다.

    그런데 통장에 돈이 있는데도 불안해한다.

    심지어 몇 년 동안 모은 돈이 그대로 있는데도 불안해한다.

    그 불안의 이유는 대부분 비슷했다.

    “이 돈을 그냥 두고 있어도 되는 걸까?”

    “지금 투자해야 하는 거 아닐까?”

    “남들은 다 돈 버는 것 같은데 나만 가만히 있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다.

    돈이 생겼는데 안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조급해진다.

    예전에는 그 이유를 몰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알게 됐다.

    사람들은 돈이 없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만큼

    기회를 놓치는 것도 두려워한다.

    어쩌면 더 두려워하는지도 모른다.

    주식이 오르는 뉴스가 나온다.

    코인이 급등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때 사람들은 통장 잔고를 보게 된다.

    그리고 갑자기 현금이 불편해진다.

    며칠 전까지는 든든했던 돈인데

    갑자기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돈처럼 보인다.

    그래서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된다.

    원래 계획에 없던 투자를 시작한다.

    충분히 알아보지 않은 상품에 들어간다.

    급등한 종목을 뒤늦게 따라간다.

    이유는 알 것 같으면서도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겠다.

    우리나라 특유의 비교 문화 때문일까.

    남들보다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심리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이 돈을 벌고 있다는 소식에 생기는 질투심 때문일까.

    정답은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사람들은 돈을 벌고 싶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불안을 없애고 싶어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해야 할 때인지,

    하지 말아야 할 때인지,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움직인다.

    가만히 있는 것이 불안해서 움직인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반대로 행동하기도 한다.

    주식 계좌가 -20%가 되어도 버틴다.

    -30%가 되어도 버틴다.

    그런데 현금은 못 버틴다.

    손실은 버티면서 현금은 못 버틴다.

    생각해 보면 꽤 이상한 일이다.

    현금을 들고 있는 시간은 지루하다.

    그리고 지루함은 생각보다 사람을 힘들게 만든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예전에는 현금이 아까운 돈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다르게 생각한다.

    현금은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다.

    선택할 수 있는 여유다.

    갑자기 기회가 왔을 때 움직일 수 있는 힘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게 해주는 안전장치다.

    물론 돈은 투자해야 한다.

    돈이 계속 통장에만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사람들은 가끔

    돈이 있어서 불안한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자신이 불안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 역시 그랬던 적이 있다.

    통장에 돈이 있으면 든든할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돈이 생기니

    이번에는 그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사람들은 돈이 부족해서 불안한 것이 아니라

    불안을 없애기 위해 돈을 움직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적금을 좋게 본다.

    수익률 때문이 아니다.

    돈을 묶어 두고,

    쉽게 꺼내 쓰지 못하게 하고,

    굳이 매일 확인하지 않게 만든다.

    그 과정에서 사람은 돈이 모이는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정감을 배우게 된다.

    어쩌면 투자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더 좋은 종목이 아니라

    가만히 있어도 불안하지 않은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 사람들은 투자에 실패해서 망하는 게 아니었다

    사람들은 투자에 실패해서 망하는 게 아니었다

    계좌는 멀쩡한데 사람이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주식이 크게 빠진 것도 아니고,
    큰 손실을 본 것도 아니다.

    그런데 막상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생활비가 부족했다.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졌다.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생겼다.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된다.

    원래는 조금 더 가져가려고 했던 종목을 아까워하며 급하게 팔게 된다.

    손실이 난 상태인데도 정리해야 한다.

    버틸 수만 있었다면 괜찮았을 수도 있는데,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 먼저 찾아온다.

    예전에는 좋은 종목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종목이 오를지,
    어떤 산업이 성장할지,
    어떤 기업이 돈을 벌지.

    투자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좋은 종목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있었다.

    버틸 돈이었다.

    예를 들어 월급이 300만 원이라고 가정해 보자.

    많은 사람들은 월급이 계속 나올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월급은 무한정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갑자기 회사를 못 다닐 수도 있고,

    다칠 수도 있고,

    아플 수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통장에 여유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눈물을 참고 -30%인 종목을 손절해야 할 수도 있다.

    아끼던 차를 팔아야 할 수도 있다.

    심지어 집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 실패로 힘들어하는 것이 아니었다.

    생활비와 투자금을 구분하지 못해서 힘들어했다.

    당장 다음 달 카드값이 걱정되는데 투자금을 늘린다.

    비상금도 없는데 주식 비중을 높인다.

    시장이 좋을 때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수익이 나면서 자신감이 붙는다.

    문제는 시장이 좋지 않을 때다.

    그때부터 선택지가 사라진다.

    기다릴 수가 없다.

    버틸 수가 없다.

    결국 가장 불안한 시기에 가장 불안한 결정을 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은 누군가 투자 이야기를 하면 다른 것부터 보게 된다.

    이 사람은 몇 개월 정도 소득이 없어도 괜찮을까.

    갑자기 큰돈이 필요해져도 흔들리지 않을까.

    시장과 상관없이 생활은 유지될까.

    예전에는 이런 질문이 투자와 무슨 상관인가 싶었다.

    수익보면 다 해결이 되는 문제들이니 생각 할 필요도 없었고
    잃을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지금은 오히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부분처럼 느껴진다.

    주식은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유리하다.

    하지만 기다림은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다.

    현실이 받쳐줘야 한다.

    통장에 돈이 있어야 하고,

    생활이 유지되어야 하고,

    갑작스러운 일이 생겨도 버틸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한다.

    사람들이 좋은 종목을 찾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계좌가 아니라 통장일지도 모른다고.

    투자는 여유자금으로 하는 것이다.

    다들 알고 있지만 생각보다 잘 지키지 못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경우도 많다.

    생활비까지 끌어와 투자한다.

    그런데 단어 그대로 ‘여유자금’이 없다.

    마음은 자연스럽게 급해진다.

    조금만 떨어져도 불안해진다.

    조금만 올라도 팔고 싶어진다.

    물려 들어가면 이유 없는 물타기를 반복한다.

    결국 투자 판단이 아니라 감정으로 움직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찾아온다.

    어쩌면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돈은

    수익을 내기 위한 돈이 아니라

    기다릴 수 있게 만들어주는 돈인지도 모르겠다.